Today We Learned #02
인프런이 만난 사람 – 개발자에게 듣다

결국에는 ‘같이 간다’는 마음으로

– 웹 개발자 장기효 1편

jang
포스코 ICT에서 웹 개발자로 일하는 장기효 님은 수식어도 직함(?)도 많은 사람입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번역하는 개발자, 노래하는 개발자, 웹 개발자 캡틴판교 블로그 운영자, 그리고 틈틈이 Vue.js 강의를 만드는 기효 님은 프론트엔드 개발자(Frontend web Developer)는 상대방의, 사용하는 사람의 시각에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런지, 팔방미인 웹 개발자 캡틴판교, 장기효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회사에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웹 개발자에요. 회사에서 시키는 건 하지 않구요. 아니, 시키는 대로 하지 않구요. 하고 싶은 거 위주로, 주로 웹 개발을 많이 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까요? 신문에도 나오는데요. 사무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그게 인간이(…) 다 해고당하는 프로젝트인데요. 하하, 인사팀이나 노무팀에서 월급날이 되면 ERP 시스템 들어가서 클릭, 클릭한 다음에 돈을 지불하고 하는 과정들 있잖아요. 이제 로봇이 하는 일이 될 거예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업무를 자동화하는

네 맞아요. 자동화하는 일을 하고요, 자동화를 하면 컴퓨터마다 로봇들이 따로 있잖아요. 그 로봇들을 다 관리할 수 있도록 화면이랑, 부수적으로 플랫폼같은 것들을 만들고 있어요. 여러  관리 화면에서 파일들의 정보를 관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요.

근무환경은 어떠신가요? 

어떻게 얘기해야 되지? 원래는 제가 회사에 갖고 있던 이미지가 되게 좋았어요. 제가 원래 프론트엔드 개발자인데요. 회사에서 외주직원을 뽑아서 백엔드 개발을 하다가 그 외주 직원이 그냥 나가버렸어요. 하던 업무를 인수인계도 안 하고, 설명도 안 해주고 무단으로 나갔어요. 아무 말도 없이.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이 일처리를 해요.

일반적으로 SI*는 외주, 프리랜서를 많이 뽑다 보니까 법적으로도 관리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이건 최근에 겪은 일이고요. 전체적으로 회사는 제가 5년을 다녔는데요. 근무환경은 되게 좋았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다 제가 새로운 걸 한다고 했을 때도, ‘어, 그래, 해봐!’ 약간 이런 식으로 반응해주셨어요. 보수적으로 ‘네가 그런 걸 왜 하냐?’ 이런 반응이 아니라. 한번 해보라고.
*system integration :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구축, 나아가서는 운영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그래서 PWA나 이런 것도 회사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 학습해서 적용했어요. 저의 선택에 지지를 많이 해주셔서 그런 부분 때문에 여태까지 회사 생활을 재밌게는(?) 아니고요. 하하. 순탄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일단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되게 좋아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셨나요.

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 90년대 중반이니까 그 시절엔 인터넷도 없었죠. 이상하게 아버지가 집에 새로운 기계들을 많이 들여다 놓으셨어요. 저희 아버지가 삐삐도 맨 처음 사셨어요. 컴퓨터를 들여다 놓고부터는 집에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면서 놀았죠.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되게 잘했어요. 별명이 컴퓨터 수리공이었어요. 그리고 제 동생이 기계들을 다 고장냈는데요. 제가 하나씩 고쳤어요. 동생이 고장 낸 것들을. 동생은 고장 내고. 저는 고치고.

ⓒ samsung

쿵짝이 잘 맞는 형제(?)였네요. 학교생활은 어떠셨어요? 

네. 컴퓨터를 원래 좋아했었고. 학교 다닐 땐 IT 경영 관련 학회를 했어요. 20대 때 미국에서 인턴했을 때 개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전에는 그냥 이걸 재밌으니까 하고 공부하고 그랬는데요. 제가 미국에서 인턴을 했었거든요. WEST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때 인턴을 처음 했거든요.
한-미 정부 간에 협약을 맺어서 한국에서 대학생들을 모아서 미국으로 보내면, 비자 문제를 도와주고 기업에 취직을 시켜주는 프로그램

IT 전문 기업은 아니었지만 제가 컴공이니까 IT 관련 부서에 가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그 일을 할 때 뭔가,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왜냐면, 예를 들어 직원이 회사에 와서 하루에 세 시간 동안 작업해야 하는 일을 프로그램을 만들면 1시간이면 다 해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드렸더니 되게 좋아하는 거예요. 너무 고맙다고. 그때 뿌듯한 거예요. 와 이쪽 길이 나랑 맞는구나. 이런 걸 만들어서 사람들이 편해지면 좋겠구나.

그때 이후로 계속 그 방면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프로그램을 여기 이 회사 와서도 몇 개 만들었어요. 실제로 사내에서 지금도 쓰고 있는 프로그램이고요. PWA도 그래서 한 거예요. 제가 보기에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이건 이렇게 하면 더 편리할 텐데 하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걸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니까 편하게 일할 수 있었어요.

노래하는 개발자라고 적어두셨어요. 

노래를 되게 좋아하고요. 집에서 소소하게 홈레코딩을 해요. 작곡은 아니고요.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니까 MR을 띄워놓고 인프런 강의에도 쓰는 마이크로. (웃음) 그 마이크가 음질이 되게 좋아요. 맥으로 작업을 하는 거죠. 녹음하고, 들어보고, 여긴 이렇게 불러보고. 제 개인적인 소망은 나중에 집 평수가 넉넉해졌을 때 녹음실 같은 걸 만들어놓고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소소하게. 제 개인적인 취미활동이니까. 단점은 집이기 때문에 고음을 마음 놓고 지를 수 없어요. 조용한 노래를 조용하게 불러야 해요. 하하

웹 개발자 캡틴판교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세요. 닉네임은 캡틴아메리카에서 따온 건가요?


ⓒ captain pangyo

네. 제가 캡틴 아메리카를 되게 좋아하고요. 예전부터 몸을 잘 만들고 싶어서 캡틴 아메리카를 롤모델로 운동을 많이 했거든요. 요즘은 부상때문에 많이 못 했는데. 운동을 많이 할 땐 하루에 두세 번 할 때도 있었어요. 요즘은 조금 심각하지만 하하.

마블 영화를 좋아해요. 거의 세계관을 꿰뚫고 있고. <퍼스트어벤져>랑 <윈터솔져>랑 <시빌워>랑 이렇게 캡틴아메리카 시리즈가 있는데요. 각각을 최소 10번씩 봤어요. 심심할 때 또다시 봐요. 되게 재밌어요. 근데 아직 얼마 전에 나온 <인피니티워>는 다섯 번밖에 못 봐가지고 나중에 좀 더 봐야죠. 하하.

블로그는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오고 나서부터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동안 두 번 옮겼어요. 맨 처음에는 지식 저장용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했어요. 근데 개발자들한테 아무래도 안 맞잖아요. 검색 노출도 안되고. 그래서 워드프레스로 옮겨서 1-2년 정도 했어요. 워드프레스도 자기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타입이 있고, 또 일반 네이버 블로그처럼 제공되는 걸 골라서 할 수 있어요. 저는 후자를 사용해서 좀 더 내 입맛에 맞게 바꾸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예 블로그 제작을 따로 했죠. 블로그는 총 5년 정도 한 것 같아요.
*customizing, 고객이 기호에 따라 제품을 요구하면 생산자가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 제작 서비스를 말하는 것

일단 그날그날 배운 걸 정리해야 하잖아요. 수첩에다 정리하면 수첩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 제가 웹 개발자고 웹에 올려놓으면 모바일로 접속해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했어요. 근데 사람들이 점점 많이 들어와서 댓글을 남겨주시고 좋아해 주시니까 그때부터는 개인 저장용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글을 썼어요. 

다른 일반 블로그보다 정제된 느낌이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의 글을 쓸 때, 퇴고를 최소 열다섯 번은 하는 것 같고요. PC랑 모바일에서의 가독성이 중요해서 글을 올리고 나서도 최소 수정을 20번씩은 해요. 철자, 맞춤법이랑 띄어쓰기 이런 것들을 다 봐요. 항상 보는 사람 입장에 저를 대입시켜요. 보다가 흐름이 끊기고 이상하면 저라도 안 볼 것 같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 관점에서 글을 다듬어요.

Vue.js를 만든 에반유를 만나셨어요. 그 이야기가 궁금해요.

이번 (2018년) 3월에 거금 900만 원, 제 사비랑 휴가를 써서 다녀왔어요. 이번년도 연차가 별로 없었는데 거기 가려고 휴가를 일주일을 썼어요. 에반 유 수업 들으러. 3월에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Vue.js 컨퍼런스가 있었어요. 컨퍼런스 이틀이랑 워크샵 하루. 그 워크샵이 수업이었어요. 하루종일 에반 유랑 같이 Vue.js 프레임워크를 Javascript로 만드는 수업인데 그게 너무 듣고 싶어서 갔어요. 거기서 저는 Vue.js 코어 같은 것들을 같이 만들어봤고요. 지금 실제로 사용하고 있어요. 시간이 되면 인프런에도 올려야죠. 하하하.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니었어요. 그 수업이 하루에 90만 원인데요. 실제로 점심시간 빼면 수업시간은 다섯 시간밖에 안되거든요. 근데 수업이 꽉 찼고 제일 먼저 매진이 됐어요. 그리고 에반유 수업을 들을 정도면 다 잘하는 사람들이에요. 아시아인, 유럽인, 미국인, 남미 등 여러나라에서 많이 왔어요. 다양한 배경 속에서 정말 난이도가 높은, 수준 높은 질문들이 나와요. 그런 질문들을 에반유가 딱 내공으로 풀어서 해석하고 알려주더라고요. 아, 진짜 잘하는구나. 싶었어요. 에반 유,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에반 유(Evan You)*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겸손하고 배려를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지금 에반유는 전세계 개발자 특히 웹쪽에서는 이름이 되게 높은, 그러니까 네임드라고 해야하나. 모든 개발자가 알만한 사람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압적인 태도라든지 자만한다든지 그런게 전혀 없고 사람을 편하게 대하고 겸손했어요.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 evan you twitter

에반 유는 중국계 미국인인데 교포 1.5세대인 것 같아요. 백그라운드가 원래 디자이너였어요. 미국에 파슨스라고 디자인으로 유명한 학교 있잖아요. 거기서 예술 쪽 전공을 하고 석사*로 예술 + IT 쪽을 하다가 구글에 들어간 거예요.
*에반 유 링크드인 프로필

앵귤러라는 프레임워크가 있잖아요. 그걸로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앵귤러가 너무 무겁고 자기처럼 비전공자를 위한 프레임워크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Vue.js를 자기가 따로 만든 거죠. 그리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Vue.js가 쓰이고 있어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가 잘한다고 해서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의 길만 가는 것보다, 다른 지식공유자분도 마찬가지지만 결국에는 같이 간다는 마음에서 남들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든다는 게 저는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Vue.js가 괜찮은 것 같아요. React나 Angular는 철저히 엔지니어 Oriented Framework라서요.

특별히 좋아하는 개발자가 있나요?

에반 유랑, 두 번째로는 더글라스 크락포드*라고 있어요. 자바스크립트 계에서 되게 유명해요. 자바스크립트 언어를 제정하고, 그 언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끔 도구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할아버지예요. 이 분이 자바스크립트 패턴 책을 썼는데요. 제 블로그에도 정리를 조금 해두었어요.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그분 정도의 어떤 구루가 되고 싶다. 그런 마음도 있고요. 하하
*미국 프로그래머, JSON(JavaScript Object Notation)과 ESLint를 창안한 사람

 

ⓒ douglas crockford github

나이 들어서도 개발하는

확실한 건 나이 들어서도 웹 쪽에서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가서도 그게 유효해야 할 것 같아요. 20년이 지나도 어떤 걸 물어봤을 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엔지니어가 지녀야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자기가 잘한다고 해서 남의 지식을 무시하지 않고, 동시에 자기가 모르는 것도 포용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해요.

(제가 아는) 진짜 잘하는 개발자들은 그런 자세를 갖고 있어요. 스펀지처럼 다른 지식을 빨아들여서 더 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기가 모르는 부분도 겸허하게 모르겠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잘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인터뷰 2편 – 지금이 웹 개발하기에 참 좋은 시기
                 (부록: 캡틴판교가 추천 판교 맛집)

 

웹 개발자, 장기효 님이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성장 기회의 평등을 추구합니다.